일기

살아가고 있습니다

월화목련 2020. 11. 5. 13:28

일상 이야기...라고 하려고 했다가 뭔가 중2병 소설 제목 같아서 관둠;  

 

요즘은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그래도 꽤 괜찮게 살고 있는 듯 하다.

 

눈 앞에 닥친 것을 피하지 않고 부딛히는 것이 일상인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아무튼 자잘자잘한 이야기.

 

건강보험 통지서가 왔는데 과납 부분을 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아이코 좋아라 하면서 받았는데, 신청하는 방법에는 여

러가지 방법이 있었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해결하거나, 통지서에 동봉된 신청서를 수기로 작성해서 회신하면 되는 것이였다. 

 

귀찮아서 그냥 전화나 인터넷으로 해결할까 했는데 - 이 쪽이 더 빠르기도 하고 -

 

그러다가 회신을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한국인 빨리 빨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살아가다 보니까 그것에 젖는 나 스스로가 싫기도 했고, 무엇보다 아주 오래 전에 잊은 감각인, 사실 내 인생에서 별로 써 본 기억도 없는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아마 우체통에 편지 넣는 것은 80년대 후반부터는 그다지 해본 사람들이 많지 않을껄? 얼마 전에 다시 본 '시월애'의 우체통이 기억에 남아있어 그랬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들은 편지나 예전에 썼던 일기 등이 매개가 되는 것이 많다. 시월애도 그렇고, 러브레터도 그렇고 클래식도 그렇고. 

 

왠지 괜시리 기분이 설레어서 빨간 우체통에 회신을 넣는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또 요즘 하고 있는 것으로는 인형 리페인팅& 리모델링 

 

나는 조그만한 인형들을 모으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 취미였다. 어렸을 때부터 유달리 인형이나 피규어 같은 것을 좋아했고, 중학교 때는 건담 프라모델에 엄청 꽃혀있었는데, 그때는 돈이 없어서 비싼걸 못했고 ㅋㅋ 성인이 되자 프라모델이나 피규어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어졌다. 그래도 아직까지 내 방 안에는 예전에 모아뒀던 자잘한 트레이딩 피규어들이나 미니어쳐, 인형들이 많다.

 

요즘에는 피규어의 퀄리티가 굉장히 좋아져서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것을 하나 사본 적이 있는데 어찌나 섬세하고 몸값이 높은지, 고장날까봐 마음 편히 움직이지도 못하겠어서 고퀄리티의 피규어를 모으는 것은 관뒀다. 내게 있어서 피규어를 비롯한 인형은 장식장에 고이 모셔두는 것보다는 마음 내킬 때 가지고 노는 것도 포함하는 거라서... 

 

얼마 전에는 어렸을 때 아주 마음에 들어했던 아주 작은 곰인형을 다시 발견했는데, 갑자기 가슴 한켠이 찡해졌다. 먼지가 묻고 색이 바래고 봉제 부분은 터졌지만, 그래도 이 인형을 아주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마치 오래 전에 잊어버리고 있었던 친구를 발견한 기분. 아무리 깨끗하게 빨아도 바랜 색은 돌아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나는 인형을 내 방 한켠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그러고 나니 왠지 갑자기 내 방의 인형들에게 잘해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발동했다. 아니 얘들도 사랑을 받기위해 태어났는데 게으른 주인이 방치해두면 얼마나 외롭겠는가.

 

일단 첫번째 타깃은 아버지께서 내가 중학교때인가 일본에서 선물로 사오신 피규어. 아마 아빠는 그냥 자식이 인형을 좋아하니까 손에 잡히는 걸 사오신 거 같은데, 공교롭게도 그 인형은 내 취향은 전혀 아니었던 오타쿠 스타일의 애니메이션 메이드 피규어였다. 버릴 수도 없어서 장식장 한켠에 놔둔건데, 갑자기 얘도 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리페인팅을 해주기로 했다. 마침 메이드가 생긴게 추억의 온라인 게임(내 기준)인 '게임 에버랜드'의 간판 캐릭터와 비슷해서 이렇게 리모델링 해주기로 했다. 너무 바빠서 진도가 잘 안나가지만, 그래도 계속 리페인팅 해주려는 중.

 

아무튼 요즘은 이렇게 살고 있어요.